사실 “그게 무슨 자랑이냐?”라고 한 마디 해버리면 그만일 이야기였다. 물론 처음엔 오키타도 그렇게 했었다. 다만 문제는 그걸로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오키타가 별 거 아니라고, 그게 뭐 대단한 거냐고 말해도 카구라의 자랑은 그칠 줄을 모르는 것이다. 애도 아니고 뭐가 그렇게 좋냐고 쏘아붙이면 긴토키가 아이에게 ‘아이’로 있어도 된다고 허락했다고 한다. 그러면 오키타는 할 말이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소년을 보는 눈. ‘너는 이럴 수 없지?’라고, 파랗게, 심장을 찌르는 듯한 시선.
그게 무슨 자랑이냐고 카구라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아무리 말해봤자 부아가 치미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얼마 전까지는 분명히 똑같이 어른이 되려고 발버둥치는 어린애였는데, 카구라만이 ‘아이’로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서는 그곳으로 도망쳐버렸다. 콘도나 히지카타는 물론 표현은 하지 않아도 오키타를 동생처럼 여기며 충분히 귀여워하고 있지만, 그것이 ‘아이’로 있어도 된다는 뜻이냐면 그건 아닌 것이다. ‘아이’여서는 신센구미에 있을 수조차 없다. 따라서 카구라는 오키타가 절대로 갈 수 없는 것으로 혼자 도망가 버린 셈이다.
그런데 그런 카구라가 없다. 그리고 본디 그녀가 있어야할 자리만이 남아있다. ‘아이’로서 그녀의 자리인 긴토키 옆자리가, 비어있다. 잠깐이겠지만. 아주 잠깐이겠지만, 그래도,
잠깐 정도는 그 자리에 있어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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