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오늘, 야차를 주웠습니다.

0150. 오늘, 야차가 멀어졌습니다. (샘플)

月のあおい 2013. 12. 14. 09:58

   긴토키가 카구라에게 치인 이후로 계속 보고만 있던 소고는 드디어 그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긴토키 옆에 가서 서자 자연스럽게 카구라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소고랑 이야기하던 긴토키에게 달려들었으면서 소년이 긴토키의 일행이라는 생각은 안 했던 건지, 아니면 존재 자체를 인식하고 있지 않았던 건지 소년을 바라보는 소녀의 눈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긴 쨩, 이 녀석 뭐냐 해.”

   “긴토키 씨, 이 녀석 뭐예요?”

   카구라와 소고의 합창.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얼굴을 찌푸리고 곁눈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긴토키는 재밌다는 듯 둘을 한 번씩 보고 먼저 소고를 향해.

   “이쪽은 카구라. 요전에 폭력조직 내부항쟁 정리했잖아? 그 때 주워서 오토세 할멈한테 맡겨뒀어.”

   ……고양이도 아니고…….

   “해서, 지금은 스낵 오토세의 호스티스라고요? 이 조그만 게?”

   “설마 그럴 리가. 이 조그만 게.”

   “누가 조그맣냐 해!”

   으르렁거리는 카구라. 하지만 긴토키는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호스티스 아니고, 보디가드.”

   “……하?”

   “그러니까, 보디가드라고. 스낵 오토세의. 그 할멈네 가게에서 행패 부릴 정신 나간 놈도 얼마 없겠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있으면 신센구미에 연락하는 것보단 위층에서 자고 있는 얘 깨우는 게 훨씬 빠를 거 아냐?”

   “아니, 그게 아니라…….”

   포인트는 스낵 오토세에 보디가드가 존재함으로서 얻게 되는 편리함이 아니라는 걸 왜 모르는 걸까? 그런 뜻을 시선에 가득 담아 긴토키를 보자, 그는 소고의 눈에서 그걸 읽어냈는지 “아.”라며 이제야 알겠다는 듯 외마디 소리를 내고.

   “얘, 야토야.”

   “야토가 뭔데요?”

   “왜 그, 우주 최강 용병 부족이니 뭐니 하는 게임 라스보스 같은 타이틀 달고 있는 애들 있잖아. 뭔가 중2스러운 삘의…… 기야악!”

   카구라가 말없이 우산으로 긴토키를 응징했다. 그가 또 폭력에 굴복하여 정신없이 카구라에게 사과하는 소리를 BGM으로 깔고서 소고는 생각했다. 야토. 우주 최강 용병 부족. 인간과 굉장히 닮은 모습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피부가 하얗고, 그 때문인지 햇빛에 약해서 늘 양산을 들고 다닌다는……. 지금은 아마 거의 멸종 위기까지 몰렸을 텐데……. 멸종 위기의 걸어 다니는 전투 병기를 주워다가 단골인 술집에 맡기는 긴토키의 행태에 소고는 머리가 다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긴토키답다면 긴토키답다. 그렇긴 하지만…….